구태여 완전한 대칭을 이루지 않고 어느 부분은 모나기도 하고 우습게 불룩 튀어나온 채로 완성한다. 그리하여 도공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작은 균열들은 흡사 울퉁불퉁한 달의 표면 같다. 비정형의 선을 따라 한 바퀴를 돌면 걸음마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완전한 구형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루의 정면을 온전하게 마주하고 싶어질 때에, 나는 접합의 흔적과 어긋남의 자국을 따라 오랫동안 달항아리를 본다.
둥글고 태연한 모양 앞에서 오랫동안 그것을 본다.
백자 달항아리, 조선 18세기, 2021 이건희 기증_Moon Jar (White porcelain), Joseon dynasty, 18th century, Bequest of Lee Kun-hee, 2021
백자 달항아리, 조선 18세기, 보물 제1437호_Moon Jar(White porcelain), Joseon dynasty, 18th century, Treasure No. 1437
백자 항아리, 조선, 2010 안인희 기증_Jar (White porcelain), Joseon dynasty, Gift of Ahn Inhi in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