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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달린 맥도날드 상자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일어날 수 있는 일. 감각의 해체와 재조립의 무수한 왕복 운동 사이에서 어떤 사람은 이런 사유를 하기도 하는구나. 명상보다는 수다에 가까운 작품들이 모인 공간은 여행보다 방황에 가깝다. 앞서 누군가 이미 실컷 구멍 뚫은 시험지에 컴퍼스 바늘 꽂기란 식은 죽 먹기인 법!
일반지성 개관전 <몸, 마음>  2026. 01. 23 - 2026. 02. 21. 성북로18길 13, 성북로18길 16
이제 부지런히 글을 읽으러 가 본다. 
모노톤의 건물들 사이로 노란 문 하나가 눈에 띈다. 이토록 상큼한 철문이라니.
어쩌면 나는 이야기를 시작할 시점을 최대한 늦추려고 이러는 건지도 모른다. 왜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는가? 두렵기 때문에. 내가 느낀 감정을 구체화하기, 이것을 감행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마치 하나의 동전을 갖고는 있지만, 어떤 나라에서 통용되는지는 전혀 모르는 그런 상태와 같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G.H.에 따른 수난>
잠시 작품 난도질은 관두자. 글을 읽자. 이리저리 튀긴 물감 대신 칼같이 양쪽 정렬이 맞춰진 채 인쇄된 글을 읽자. 대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가면 '잘 하고 있는 것'이 된다. 작품을 이리저리 살피기 위해 옮기는 발걸음을 원고 몇 장을 넘기는 제스처로 대신한다. 
독해와 감상은 완전한 구분이 불가하다.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메시지 독해로 이어지듯이, 글을 읽는 것이 이해가 아닌 감상에 가까워질 때가 있으니까. 그러나
글은 본래 감상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타고났다. ​​​​​​​
*** 글 자기소개서 ***
첫째. 당신이 적어도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방향으로 글을 읽으시오. 
읽힌다면 이미 글은 이야기가 되어 흐르고 있는 것이 됩니다. 
둘째. 띄어쓰기의 호흡을 따라 글을 읽으시오. 
의도된 잘못된 띄어쓰기와 올바른 띄어쓰기를 실컷 혼동해도 무관합니다. 왜냐하면 어떻게 읽어도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글을 이해하지 못함을 받아들이시오. 
글의 중심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내심과 외심. 외심인 당신과 내심인 글이 완벽히 겹쳐지기 위해서는 우리의 길이. 각이, 무게중심이 같아야 합니다. 
그러니 지체할 필요 없다. 이들이 무엇을 본 건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는 잘 모른다. 
비밀스러운 이야기의 내부를 비추는 것은 완전한 바깥. 읽음은 머뭇거릴 시간을 주지 않는다.  읽음과 동시에 발생하는 감상 작용은 일순이다. 
구멍 뚫기가 아닌 선으로 이어지는. 어쩌면 운 좋게 오일러 직선 위에서 서로가 만날지도 모르는.
수건과 화환 <헤버싯 텍스트 페어> 2026. 02. 07. - 2026. 02. 28. 성북구 선잠로 12-11, 운우미술관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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